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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제주도 자전거 일주여행 - (3) 첫째 날 (공항 - 송악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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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제주도 자전거 일주여행 - (3) 첫째 날 (공항 - 송악산)

Alternative_TechTree 2025. 1. 2. 12:06

안녕하세요, Alternative입니다.

이 글은 저의 3박 4일 제주도 자전거 일주여행을 안내하는 연작 글 중 3번째 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첫째 날,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자전거를 대여받은 뒤 처음으로 달렸던 경험을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날 코스

 


 

김포공항 출발 아침 9시 반 비행기를 타고 11시경 제주공항에서 나왔습니다. 지연으로 인해 원래 예상했던 시간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날씨가 매우 좋고 바람도 적은 날이었습니다.

국내선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자전거를 대여한 바이크트립 건물이 바로 보입니다. 

바이크트립에는 고양이 한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냥이입니다.

건물로 들어가면 사장님이 예약을 확인하고 준비해둔 자전거를 꺼내주신 뒤, 기본적인 조작과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해 주십니다. 만약 타보고 더 추가하고 싶은 옵션이 있다면 현장에서 바로 가능하니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저희도 현장에서 전조등/후미등과 짐 배낭을 추가했습니다.

참고로, 간단한 짐은 바이크트립에 무료로 보관해둘 수 있으니 두꺼운 외투 등은 입고 왔다가 보관해두셔도 됩니다.

이후 자전거 확인을 위해 잠시 타볼 수 있고, 준비된다면 바로 출발하시면 됩니다.

준비부터 출발까지 20분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출발

초반에 제주공항에서 제주환상자전거길에 진입하는 경로까지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데, 사장님께 여쭤보시면 친절하게 알려 주십니다. 공항을 따라 3블럭 정도 가다가 해변쪽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시내를 뚫고 가시면 해변가 자전거 코스가 금새 나옵니다.

자전거를 타는 초반에는 여러 가지로 익숙치 않아 자주 내려서 복장이나 짐을 바꾸고, 지도를 조정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안전하고 편한 여행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니, 여유를 가지고 조정하시면 됩니다.

11시 40분 경, 드디어 제주환상자전거길 코스에 진입했습니다. 탁 트인 해변이 보입니다.

사진에 표시한 인도의 파란 선이 공식 제주환상자전거길 코스 표시입니다. 여행 내내 이 선을 따라 달리는 게 기본이 될 겁니다. 표시는 대체로 진하게 잘 보이는 편이지만, 중간중간 보이지 않거나 희미한 곳도 있어서 앞선 글에서 설명드린 카카오맵 자전거길을 그때그때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파란 선 이외에도 안내하는 표시판이 가끔 세워져 있습니다. 보통 다음 인증센터까지 남은 거리(km)를 표시해주니, 페이스 조절에 참고하기 좋습니다.

저와 같은 경로로 달린다면 위 그림에 표시한 데로 용두암에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해 다락쉼터 인증센터쪽으로 약 20km 정도를 가게 됩니다.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옆으로 해안이 쭉 펼쳐져 있어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타기 좋습니다. 단, 이쪽은 관광객이 많아 인도에 사람이 많습니다. 안전을 위해 속도를 조절해가며 자전거와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다락쉼터 인증센터

첫 번째 인증센터인 다락쉼터 인증센터에는 생각보다 금새 도착합니다. 저희는 1시 반쯤 도착했습니다.

인증센터는 사진처럼 빨간 부스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근처에 자전거 보관소가 있으므로 세워 두고, 부스 안에 있는 도장을 인증 수첩에 찍으면 됩니다.

다락쉼터 인증센터는 풍경도 좋습니다. 첫 번째 인증을 축하하며 잠시 쉬면서 즐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근처에 있는 '제주김만복 애월점'에서 만복김밥을 먹었습니다. 전복 내장을 넣어 만든 김밥입니다. 미리 만들어놓아 차갑고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으며, 가격은 더럽게 비쌌습니다. 비추천입니다. 애월항 근처에 다른 밥집들이 많이 있으므로 다른 곳을 찾으시면 됩니다.

 


 

두 시를 조금 넘겨 다시 출발했습니다. 다락쉼터 - 해거름마을공원 코스입니다.

처음에는 잠시 제주의 고즈넉한 시내를 지납니다. 앞으로 이런 느낌의 시내를 자주 지나게 될 텐데, 특유의 느낌을 느긋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잘 정비되지 않고 울퉁불퉁하며 좁은 인도에서 타야 합니다. 타이어에 무리를 주지 않게 조심해서 타면 됩니다.

금새 다시 해변길이 나와 따라 달리다 보면, '랜디스도넛 애월점'이 보입니다. 당 충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넛을 먹습니다. 참고로 랜디스도넛 앞에 펼쳐져 있는 녹차밭은 제주도 전체 경관 중에서도 손꼽히는 정말 근사한 풍경입니다. 잠시 쉬다 가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랜디스도넛. 풍경이 좋다.

이후에는 해변길과 내륙길이 적당히 섞여 있는 코스로 쭉 갑니다. 마찬가지로 별다른 경사는 없으므로 편하게 탈 수 있습니다.

지나가다 본 매우 동그란 고양이와 셀카

21km 정도를 달리다 보면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저희는 3시 40분쯤 도착했습니다. 이 인증센터는 앞에 해거름전망대가 있는데,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풍경이 좋습니다. 이제는 조금 지치기 시작했을 테니 쉬어가는 게 좋습니다.

전망대에 누워버린 노숙자. 힘내세요...

 

 


 

네 시 쯔음 출발했습니다. 해거름마을공원 - 송악산 코스입니다. 대부분 해안을 따라 가는 자전거길이라 풍경은 좋지만, 35km나 되는 긴 코스인데다가 이제 슬슬 경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당산봉과 수월봉 사이를 거쳐가는 구간은 경사가 심한데다가 해가 질때쯤 되면 바람도 심하게 불어 힘듭니다. 안 그래도 첫날에 익숙치 않은 라이딩으로 금새 지쳤는데, 고비가 왔습니다.

 

원래는 송악산인증센터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지만, 수월봉을 지나고 나자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었고 상당히 지친 상태였습니다. 이대로 송악산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대정읍에 있는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하기로 결정하고 움직였습니다.

결국 해가 지고 나서도 30분 정도 라이딩을 해 대정읍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해거름마을공원 - 송악산 코스 중간에는 적절한 숙박시설이나 읍내가 잘 없는 편이므로 참고하기 바랍니다.

대정읍 읍내의 모습

대정읍 읍내는 성수기가 아닌 늦은 시간에도 활기차고 많은 가게들이 문을 연 모습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프랜차이즈도 꽤 있었고, 편의점도 많았습니다. 밤늦게 돌아다니거나 놀기에도 전혀 문제없는, 재미있는 시내의 모습이었습니다. 가게들도 궁금한 카페와 식당이 많았는데, 일정 문제로 가 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따로 놀러와도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숙소로 정한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는 읍내에, 자전거 코스로부터 3분 거리 이내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방은 조금 좁고 4인실이지만, 제가 갔을 때에는 다른 손님들이 없어 4인실을 2인실로 잘 사용했습니다.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 내부 모습

자전거 일주 여행객에게 레몬트리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파티 등 웃고 떠드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원하는 데로 쉴 수 있습니다.
- 바로 앞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 자전거를 편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 샤워시설이 나쁘지 않게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 주인 아주머니가 해 주시는 간단한 한식 뷔페형 조식이 무료입니다.
- 화장실에 있는 세탁기로 빨래를 직접 할 수 있습니다. 5천원의 세탁비만 추가하면 됩니다.
- 근처 5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고, 큰 마트(홍마트)도 있어 필요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특히 홍마트는 규모가 꽤 커서 왠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습니다. 와인과 위스키 매대도 있으니 말 다했죠.
- 객실이 낡았지만 깔끔하고, 수건을 인당 2개 줍니다.

성수기만 피해서 가신다면 자전거 여행객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짐을 내려놓은 뒤,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로컬맛집인 영해식당으로 갔습니다. 몸국과 소고기찌개, 수육이 일품입니다.

아재라고 해도 좋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수육의 촉촉하고 쫄깃한 맛, 몸국의 가슴을 울리는 맛, 소고기찌개의 위장을 덥히는 맛이 정말 좋습니다.

저녁을 실컷 먹은 뒤, 홍마트에서 술과 안주를 사서 맛있게 적셨습니다.

 


 

여행기이도 하지만, 기억을 되살리며 초보 제주도 자전거 여행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드리려 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은 둘째날 일정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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