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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느낌 좋은 사진을 찍는 법 - (1) 화각, 가장 간단하지만 중요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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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느낌 좋은 사진을 찍는 법 - (1) 화각, 가장 간단하지만 중요하다

Alternative_TechTree 2025. 5. 21. 21:24

안녕하세요, Alternative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본 경험이 없는 분이 드물 정도로, 스마트폰 카메라는 우리의 삶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의 대부분은 '촬영'이라기보다는 '일상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꺼내 들어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의 큰 장점이지만, 그와 동시에 사진의 '특별함'을 뺏어가기도 했죠.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을 볼까요?

아이폰 13 프로로 찍은 사진입니다. 날도 좋고, 하늘은 푸르고, 아름다운 벚꽃과 벤치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뭔가 새롭다거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습니다. 그냥 좋은 날에 스마트폰으로 찍은 흔한 사진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잘 찍었다' '멋진 사진이다'라고 하긴 힘들죠.

물론 스마트폰이 없다면 이 사진을 아예 남기지 못했겠지만, 이 사진은 그 날,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스러운' 사진이 나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많은 부분은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해결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느낌 좋은 사진을 찍는 법' 시리즈에서는 '좋은 피사체를 찾는다'라던지 '찍는 순간의 감정을 담아내라'와 같은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큰 효과를 주는 기술적인 면에서 좀 더 근사하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스마트폰스러운' 사진의 원인, 화각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의 글들을 보다 보면, 전문 사진가가 카메라를 사용해 찍은 사진을 보게 됩니다. 특히 음식이나 건물 등 우리 주변에서 우리도 쉽게 찍을 수 있는 것들을 그들이 찍은 결과물을 보면 우리가 찍은 사진과 뭔가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차이를 만드는 것에는 경험과 이론에서 우러나오는 수많은 포인트들이 있지만, 저는 그 중에서 가장 큰 차별점 하나를 고르자면 '화각'을 꼽습니다.

화각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카메라가 '얼마나 넓게 보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카메라의 화각이 크면 같은 사진에 더 넓은 풍경을 담아 더 많은 사물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시면 화각이 어떤 것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흰색이 카메라, 부채꼴 모양들이 카메라가 보는 범위, 각각의 부채꼴 위의 숫자(각도)가 화각입니다. 화각이 작을수록 좁은 범위를 보게 되고, 반대로 화각이 클수록 넓은 범위를 보게 됩니다.

실제 예시를 보겠습니다. 아래 두 사진을 비교해 보세요.

왼쪽은 화각이 50도인 사진, 오른쪽은 화각이 85도인 사진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왼쪽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왼쪽 가로등이나 위쪽 전선, 오른쪽 건물이 보입니다. 화각이 커서 더 넓은 풍경을 담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 화각이라는 게 뭐가 문제냐? 광각이여서 더 넓게, 더 많이 찍히면 좋은 거 아니냐?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광각은 왜곡시킨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광각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카메라 앱을 켜서 바로 찍으면 광각 카메라로 사진이 찍힙니다.

즉,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꽤 큰 화각으로 찍게 됩니다. 우리가 찍는 대부분의 사진이 광각 사진인 셈이죠.

이러한 큰 화각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진이 왜곡된다' 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같은 사진 크기에 더 넓은 풍경을 담게 되면 찍히는 사물들이 압축되거나 늘어나게 됩니다. 방금 전 위에서 본 사진에서도 느끼셨겠지만, 화각이 큰 사진은 주변의 풍경까지 전부 담느라 가운데의 건물이 상대적으로 작고 압축되어 보였습니다.

"그건 오른쪽 사진이 왼쪽보다 멀리서 찍어서 그런 게 아니냐, 가까히서 찍으면 똑같을 거다"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화각이 클수록 사물이 축소되어 보이기 때문에, 사진에 같은 크기로 담으려면 사물에 좀 더 가까히 다가가야 하죠. 그럼 서로 다른 화각으로 찍은 사물을 크기가 같게 편집한 예시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출처: 리뷰남 창수

가장 극명하고 이해가 쉬운 예시인 인물 사진입니다. 왼쪽이 가장 화각이 넓은 사진, 오른쪽이 가장 화각이 좁은 사진입니다. 비교를 위해 얼굴을 전부 같은 크기로 맞춰 사진을 잘라 놓으셨네요.

이 사진을 보면 '사진이 왜곡된다'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화각이 넓을수록 실제 얼굴에 비해 가운데가 넓고 주변이 좁게 보이죠. 반대로 화각이 좁을수록 사진의 얼굴이 실제 얼굴과 유사합니다. 화각이 넓은 사진에서는 귀가 거의 보이지 않는 반면, 좁은 사진에서는 양쪽 귀가 잘 보이죠. 왜곡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의 사진을 비교하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왼쪽보다는 오른쪽의 사진이 좀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다시 스마트폰으로 돌아와서,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는 꽤 광각입니다. 따라서 그냥 찍는 사진은 왜곡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왜곡이 '스마트폰스러운' 사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광각은 부산스럽다

또한 넓은 범위를 담는다는 그 특성 때문에, 광각으로 찍은 사진은 상대적으로 정신이 없고 지저분합니다.

글 처음에 제가 올린 사진을 다시 보겠습니다. 왼쪽이 오리지널 사진, 오른쪽이 정확히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화각을 좁혀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 사진과 오른쪽 사진의 차이가 확 느껴지실 겁니다. 왼쪽 사진에서 주변에 보이는 돌과 풀, 다른 벤치 등이 오른쪽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고, 주로 담으려는 대상인 벚꽃나무와 벤치 하나만이 부각됩니다. 화각을 좁히면 더욱 확실한 의도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왼쪽의 넓은 화각으로도 가까히 다가가서 원하는 사물만을 담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같은 광각으로 가까히서 찍은 사진과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둘 다 벚꽃나무와 벤치 하나만이 나오게끔 찍었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릅니다. 왼쪽의 광각 사진에서는 가까히 있는 벤치가 크게 부각되고 멀리 있는 벚꽃나무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오른쪽의 사진에서는 벤치와 나무 둘 다 자연스럽게 비슷한 크기로 보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광각의 왜곡에 따른 현상입니다.

또한 배경의 산을 유심히 비교해 보시면, 왼쪽 사진의 산이 오른쪽 사진보다 더 많이(넓게) 찍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서 화각의 정의에 대해 말할 때 설명했듯, 큰 화각은 '넓게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를 어려운 용어로 '배경 압축'이라고 하는데요. 배경이 압축되면 더 많은 정보량이 사진에 담기기 때문에 정신없고 부산스러워 보이게 됩니다. 이 또한 '스마트폰스러운' 사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의 기본 사진이 광각임을 설명드리고, 광각이 왜곡과 집중도의 면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걸 해결할 차례입니다.

 

그러면 화각을 어떻게 줄이는데?

스마트폰 사진의 화각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을 해서 찍으면 됩니다.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의 뒷면을 보면 여러 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로 쓰는 카메라는 기본(=광각) 카메라라 불리고, 그 이외에도 '초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라는 추가적인 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카메라가 두 개라면 기본/광각 카메라가, 세 개라면 기본/광각/망원 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스마트폰 뒷면을 보고 확인해 보세요)

초광각 카메라는 이름에서 아시겠지만 기본 카메라보다 더욱 화각이 큰(광각인) 카메라입니다. 카메라 앱에 있는 0.5배율 버튼을 누르면 이 초광각 카메라를 써서 더욱 축소된 사진을 찍게 됩니다. 앞서 드린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기본 카메라보다도 더욱 왜곡이 심하고 정신없는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넓은 범위를 찍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쓸 것은 반대의 역할을 하는 망원 카메라입니다. 망원 카메라는 멀리 있는 사물을 크게 찍기 위해 있는 카메라입니다. 좁은 범위를 확대해서 찍는 것이므로 화각이 좁습니다. 화각이 좁기 때문에 왜곡도 덜하고, 배경 압축도 적습니다. 우리가 맨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인 것이죠.

이 망원 카메라를 쓰는 법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앱을 켜면 이렇게 셔터 버튼 위쪽으로 사진의 배율(줌한 정도)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2배율 또는 3배율 버튼을 눌러서 확대하면 됩니다. 그러면 기본 카메라에서 줌을 하는 게 아닌, 망원 카메라를 사용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책상 위에 컵 하나를 두고, 스마트폰을 꺼내 기본 1배율과 3배율로 사진을 찍고 비교해 보세요. 앞서 설명했던 차이를 바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기본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로 찍은 사진 비교 예시를 몇 개 더 올립니다. 왼쪽이 기본, 오른쪽이 망원입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를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왼쪽 사진이 '스마트폰스럽다'고 느끼고, 오른쪽 사진을 더 선호할 것입니다.

 

물론 망원 카메라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우선 당연하게도, 같은 크기로 사진을 찍기 위해 더 멀리 가야 합니다. 식당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떨어져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을 본 기억이 있다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테이블의 음식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카메라가 멀리 떨어져야 하는 것이죠.

또한, 어두운 환경에서 기본 카메라보다 더 사진 품질이 낮아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큰 문제가 없으나, 해가 떨어질때 쯤부터 망원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흔들리거나 뭉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이 많이 어두울 때는 줌을 해서 사진을 찍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같은 사진이라도 망원 카메라로

오늘 '스마트폰으로 느낌 좋은 사진을 찍는 법' 1교시에서는 화각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넓은 화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화각을 좁혀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망원 카메라를 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의식하지 않고 쓰면 기본 배율로만 사진을 찍게 됩니다. 화각이 사진의 느낌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큰만큼, 이 부분 하나만 신경 써도 꽤 느낌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제 망원 카메라를 써서 화각을 좁히는 법에 대해 알았으니, 앞으로 사진을 찍을 때 잘 활용해서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큰 효과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여러 번 연습해보면서 점차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화각에 대해서는 아직 여러 가지 더 설명할 것이 많지만(화각과 초첨 거리의 관계, 배경 압축의 원리, 인센서 줌의 효과 등), 전부 기술하게 되면 글이 길어지고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은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추가로 심도 있는 내용의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망원 카메라가 열일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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