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6e에 들어간 애플 C1 모뎀 분석 - 쓸만할까? 배터리 소모는?

안녕하세요, Alternative입니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폰 16e를 내놓으면서, 최초로 애플이 자체 설계한 애플 C1 모뎀을 탑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새로운 C1 칩. 출처 - 애플

홍보자료에서 애플은 C1 모뎀의 직접적인 무선 성능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력효율이 25% 더 좋다는 두리뭉슬한 말으로 넘어가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는데요.

이번에 16e 리뷰 엠바고가 풀리면서 국내 환경에서 아이폰 16e와 아이폰 16의 모뎀 성능을 테스트한 비교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https://youtu.be/-1SkMyipHkc

출처: 유투브 '오목교 전자상가'

이 테스트 결과를 보고 애플 C1 모뎀의 대략적인 성능과 장단점, 시사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어 간단하게 글을 써 봅니다.

이 글은 오목교 전자상가의 '속도 측정 145번 돌렸습니다. 신형 애플 모뎀 장착된 아이폰 16e 리뷰' 영상을 보고 쓰는 추측성 글으로,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 실험에는 제가 관여한 바 없으며, 저는 오목교 전자상가 채널의 운영과 관련이 없는 단순한 구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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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

'모뎀'은 스마트폰에서 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칩입니다. 셀룰러, 즉 흔히 말하는 데이터와 통화, 문자 등의 기능을 담당합니다. (와이파이와는 별개입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모뎀 칩 시장은 대부분 퀄컴의 'X' 시리즈 또는 삼성의 '엑시노스(샤넌)'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인텔 또한 모뎀 칩을 만들었으나 성능 부족으로 더 이상의 개발을 중단하였으며, 이 인텔 모뎀 개발팀을 애플이 인수해 몇 년간의 개발 후 만들어낸 모뎀 칩이 바로 이번에 공개된 '애플 C1'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모뎀 칩을 만드는 기술은 대기업인 인텔도 실패할 만큼 매우 어려우며, 시장 2인자인 '엑시노스' 모뎀도 퀄컴의 모뎀에 비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꽤 밀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퀄컴의 기술우위와 특허,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애플은 아이폰에 과거에는 인텔 모뎀, 비교적 최근에는 퀄컴의 모뎀을 사용했습니다.

 

오목교 전자상가의 테스트 환경

오목교 전자상가는 이전에 출시된 '아이폰 16'과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 16e'를 가지고 테스트했습니다.

아이폰 16은 퀄컴의 X70 5G 모뎀(삼성 파운드리 제조)을, 아이폰 16e는 애플 C1 모뎀(TSMC 제조)을 탑재했습니다.

이외에 두 기기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칩, 배터리 크기 등 다양한 요소가 조금씩 달라 완전히 변수가 통제된 비교는 아니지만, 가장 유사한 기기이므로 이렇게 선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목교 전자상가는 두 기기를 가지고 고속철도에 탑승한 후, 고속철도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움직이는 동안 1분 간격으로 두 기기에서 데이터 속도 테스트를 진행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데이터 속도를 비교하였습니다.

두 기기 전부 설정에서 셀룰러 연결 모드를 '5G 우선'으로 설정해 진행하였습니다.

 

테스트 결과 분석

시간(위치)가 X축, 데이터 속도가 Y축인 그래프입니다. 주황색이 아이폰 16(퀄컴 X71 5G), 파란색이 아이폰 16e(애플 C1)입니다.

우선, 이 실험에서는 결과에 큰 요인을 주는 요소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폰 16e의 연결 방식 문제였는데요.

두 기기 전부 셀룰러 모드를 '5G 우선'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16e는 약전계 환경에서 강제로 LTE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이폰 16은 속도가 0에 가까워 데이터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초약전계 환경에서도 5G를 유지했고요.

LTE는 5G보다 훨씬 이전에 나온 통신 규격이여서 최적화 정도도 높고 망도 잘 깔려 있기 때문에, 어떤 모뎀이든 5G보다 LTE에서의 연결 안정성과 전력 효율이 좋습니다. LTE 환경에서는 각 모뎀 간의 성능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고요. 따라서 애플 C1은 LTE로 강제 전환되면서 여러모로 이득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 실험은 변인이 제대로 통제되지 못한 실험이 되어 버렸습니다.

추측하건데, 이런 작동은 애플이 의도한 것입니다. 애플 C1은 애플 최초의 자체설계 모뎀이자 퀄컴 주도의 모뎀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제품인 만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C1의 성능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평가될 운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C1의 단점을 최대한 감추고 싶었으며, 그 결과로 약전계 환경에서는 5G를 빠르게 포기하고 LTE로 전환되게 한 것입니다.

원래 이런 작동은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위해 정상적인 것이며, 실제로 아이폰에서 셀룰러 모드를 '5G 자동' 모드로 놓으면 아이폰 16도 이런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문제는 이 실험에서 볼 수 있듯 '5G 우선' 모드에서도 강제로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최대한 약전계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애플이 이렇게 작동되도록 설계한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순 버그일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따라서 이 실험 전체에 대한 비교는 기본적으로 아이폰 16(퀄컴 모뎀)이 불리하다는 걸 전제에 놓고 해석해야 합니다.

 

우선 강전계 환경에서의 성능입니다. 고속철도가 역을 지나는 곳에서는 도심이고 5G 망이 잘 설치되어 있어 두 기기 모두 속도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고 속도는 퀄컴이 앞서지만, 무선 통신 속도는 여러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시시각각 속도가 다르며, 그래프에서도 거의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강전계 환경에서는 성능에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다음은 약전계 환경에서의 성능입니다. 앞서 길게 말했듯 5G 약전계에서 아이폰 16e는 LTE로 강제 전환되었으며, 이 때문에 위와 같이 이 테스트에서 아이폰 16e(애플 모뎀)가 유리해 보이는 부분에 대한 비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위와 같이 두 기기 전부 속도가 바닥을 기는 구간(= 둘 다 5G인 구간)을 보면 퀄컴 모뎀과 애플 모뎀 간에 의외로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력 효율(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분입니다.

오목교 전자상가에서는 동일한 테스트를 수행했을 때 아이폰 16e는 배터리가 82%가 남은 반면 아이폰 16은 71%가 남았다는 것을 통해 애플 모뎀의 전력 효율성이 더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틀린 부분으로, 아이폰 16과 16e는 배터리 용량도 다르고, 배터리 소모에 큰 영향을 주는 디스플레이와 칩도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비교가 어렵습니다. 

자세히 보자면,

- 배터리 용량은 아이폰 16이 3561mAh, 아이폰 16e가 3961mAh로 아이폰 16e가 11% 가량 우위
-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16이 아이폰 16e보다 더 최신 소자를 써서 전력 소모가 적을 것으로 보이므로 아이폰 16이 우위
- 칩은 아이폰 16이 GPU 코어 5개인 A18이고, 아이폰 16e가 GPU 코어 4개인 A18으로 아이폰 16e가 소폭 우위

입니다.

이 말고도 화면 밝기나 설치된 앱, 이전 사용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직접적 비교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폰 16e는 중간에 전력 효율이 좋은 LTE로 변환된 부분이 다수 있어, 5G를 쭉 유지했던 아이폰 16에 비해 큰 이득이 있었을 것입니다.

최대한 단순화해 배터리 용량과 소모된 배터리 퍼센티지만을 변수로 계산을 해 보자면 해당 실험에서 아이폰 16은 1032mAh만큼 배터리가 소모되었고, 아이폰 16e는 712mAh만큼 배터리가 소모되었습니다. LTE로 전환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애플 모뎀과 퀄컴 모뎀 간의 전력 효율은 큰 차이가 없거나, 애플 모뎀 쪽이 소폭 우위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 해석

애플의 첫 모뎀 시도인 애플 C1은 첫 시도인 것치고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최대 성능에서 심한 차이를 보인 것도 아니고, LTE 환경에서는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며, 전력 효율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사용할 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해당 비교는 아이폰 16에 탑재된, 삼성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된 퀄컴 X71 5G 모뎀과의 비교입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에 들어가는 모뎀인 퀄컴 X80 5G와 비교하거나 TSMC에서 제조된 X71 5G 모뎀과 비교한다면 전력 효율에서도, 성능에서도 열세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위 실험처럼 다소 인위적인 환경에서 진행한 결과로는 일상생활에서의 다양한 상황에서의 성능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에 연결된 상태에서 집 밖으로 나와 엘레베이터에 타거나, 자동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는 등 적당히 약전계와 강전계 상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의 전환 속도나 신호 강도 등은 직접 사용해 보아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 시 문제가 없다는 뜻이지, 성능이나 안정성 자체는 업계 1위이자 다른 아이폰에도 탑재된 퀄컴 모뎀에 비해 열세인 부분이 보여 99만원의 고가 스마트폰에 열세인 칩을 탑재해, 소위 '필드 테스트'를 하게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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