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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프트웨어

[의대생 필독] 유포트폴리오 시스템의 문제점

Alternative_TechTree 2023. 2. 20. 22:14

세타랩은 글로벌 Healthcare Edu-Tech Platform의 선두주자가 되기 전에 글자 색을 제대로 정하는 연습부터 해야 할 것 같다.

U-Folio(이하 유포폴)은 벤처기업 CETALAB이 만든, 보건의료 학생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성/관리 시스템이다.

CETALAB 홈페이지에 따르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실습하고 성찰하였으며, 얼마나 역량이 성장하였는지를 스스로 표현하는 도구' 이자

'학습 활동을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유포폴 시스템은 2020년 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여, 현재 7개의 의과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다.

희생자 목록

 

유포폴 시스템을 이용하는(강제로 이용해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 시스템은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설계로 좌절감을 일으켜(frustrating) 학업 의지를 저하시키고 나아가 교육 시스템의 방향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글에서는 유포폴 시스템의 실제 사용 면에서의 건설적 비판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실사용자인 학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이에 대한 개선의 의지도 전혀 없는 현재 시스템의 상황과 이에 대한 근거를 서술하겠다. 해당 상황은 인제의대와 계명의대의 유포폴 시스템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타 의과대학의 유포폴 시스템/프론트엔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편집 중인 문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의 부재

유포폴 웹페이지 상에서 작성해야 하는 문서 중에서는 외래예진기록(최종)이나 입원환자 의무기록(POMR)과 같은, 작성에 최대 몇십 시간이 필요한 기록지가 있다. 이들은 일주일에 최소 1회는 작성해야 하고 해당 실습에서 배운 모든 것이 총집합되는, 핵심이 되는 기록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기록지를 작성하는 페이지에서, 학생들이 입력하였으나 아직 임시저장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POMR 기록지에 몇 시간씩 내용을 작성하다가 잘못해서 웹브라우저 창이나 탭의 X 버튼을 누르면, 그 즉시 창이 닫히며 작성하고 있던 내용이 전부 사라지게 된다. 잘못해서 뒤로가기를 눌러도 즉시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며 작성 중인 내용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이러한 긴 기록지의 특성상 컴퓨터에 다양한 프로그램 창을 띄우고 웹브라우저에 다양한 탭을 띄워 참고해가며 작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탭/창을 닫거나 뒤로가기를 누르게 되는 일이 잦다. 그러면 열심히 작성해 놓은 내용이 어떠한 경고도 없이 전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 사라지기 전 저장하지 않은 내용의 양이 상당하다면, 그 내용에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학업에 대한 의지와 사기가 크게 저하된다. 실제로 학기 초 새로운 실습생들이 자주 겪게 되는 일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문제는 웹페이지를 만들 시 단 한 줄의 코드를 넣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전공자가 15분 간 검색해본 결과, 웹사이트를 만드는 언어인 Javascript에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자체적으로 내장되어 있었다. 우리가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쓰다가 뒤로가기/X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경고창이 뜨게 하는 기능이다.

여러 번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코드는 다음과 같다:

window.onbeforeunload = function(e) { e.preventDefault(); return true; };

그렇다. 이 단 한 줄짜리 코드를 넣으면 해결되는 문제를, 세타렙 측에서는 수정하지 않고 있다.

 

 

2. 임시저장 기능의 문제

위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유포폴에 있는 기능은 '임시저장' 단 한 가지 뿐이다. 그러나 이 임시저장 기능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많다.

- 학생이 임시저장 버튼을 일일히 수동으로 눌러줘야 하는 데다가

- 임시저장 버튼이 기록지의 하부에 있어 기록지가 길어질 시 일일히 스크롤해야 하고

- 임시저장이 끝난 후 페이지가 강제로 이동되어 다시 수정을 누르고 작성하고 있던 위치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는 UX적인 결함이 존재한다.

때문에 기록지를 작성 중 임시저장을 누르면 작성의 흐름이 끊기게 되며, 이 때문에 학업 능률이 저하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 또한 수많은 다른 글쓰기 웹사이트처럼 '자동 임시저장' 기능을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기록지의 내용을 백그라운드에서 임시저장하면 상기 문제는 해결된다. 이는 별다른 개발 없이, 현재 유포폴 시스템의 코드를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3. 텍스트 편집기의 문제

일부 기록지에서 사용하는 텍스트 편집기(Froala Editor)의 구현에도 오류가 많다.

- 줄바꿈 시 텍스트 서식이 맑은고딕, 12포인트로 초기화됨

- 띄어쓰기 뒤에 있는 글자를 지울 시 앞에 있는 여백이 함께 삭제됨

- 표 내부에 있는 글자의 서식을 한 번에 변경할 수 없음

- 한글의 자모음이 분리되어 입력됨

이외에도 수많은 오류와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오류 또한 기록지 작성 시 기록지의 내용 이외의 요소에 집중하게 만들어 학업 능률을 크게 저하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해당 오류가 Froala Editor 자체의 문제인지,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지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 되었든 이용자들을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

 

4. 기타 문제

유포폴 시스템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 POMR 수정 시 교수님 선택이 풀리는 오류

- 교수님께 승인받을 시, 교수님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키패드 뒤의 '목록' 버튼이 눌려 승인이 되지 않고 페이지가 뒤로 가는 문제

- 기록지가 길어질 시 페이지의 맨 위로 스크롤하는 버튼은 있으나 맨 아래로 스크롤하는 버튼은 없음

- 잦은 오류와 점검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때가 잦음

이렇듯 학생의 실습에 지장을 주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으나, 세타랩 측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지 않거나,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 내가 설명한 문제와 오류들은 전부 유포폴 시스템이 처음 만들어졌던 2020년부터 존재했던 버그이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단 하나도 수정되거나 개선되지 않았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 중 일부를 정리해 유포폴 시스템 내 문의게시판인 '시스템 이용 문의'에 건의하였지만, 깔끔하게 무시되었다.

앞뒤의 요청에는 답글이 달려 있지만, 개선 요청에는 아무런 답이 달리지 않았다.

 

5. 유포폴 시스템에 대한 소고

유포폴 시스템은 사용자를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으며, 개선의 의지 또한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다. 이는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위의 내용들로 정리된 시스템 이용자들의 객관적인 의견이다. 결국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avascript, CSS, HTML을 배워 크롬 확장 프로그램 U-Portfolio Enhancer를 개발하였다.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이 학업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생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쓴 것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세타랩 측과 이야기하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행동이 더 빠르겠다는 판단 하에 시작한 일이고 완성된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도 있지만, 애초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을 혹시라도 보게 될 동기들, 후배들, 그리고 유포폴 시스템을 사용하는 타 학교의 의대생들에게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는 상황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서울대 의대, 이화여대 의대, 대가대 의대, 순천향대 의대, 아주대 의대 학생 중 본인의 학교에서도 유포폴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있어 큰 불편감을 느끼고 Enhancer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ddaggebi@naver.com으로 연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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