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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국내에서도 드디어 허가! '솜즈'의 식약처 승인

Alternative_TechTree 2023. 2. 16. 22:47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2023년 2월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회사 '에임메드(AIMMED)'가 개발한 불면증 개선 소프트웨어 '솜즈(Somzz)'를 디지털의료기기로 품목허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첫 번째 사례로, 향후 디지털 치료제의 시장 진입의 포문을 여는 격임과 동시에 이후 디지털 치료제의 건강보험 수가 지정 등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등 활발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솜즈(Somzz)에 관하여 (+ 사견)

솜즈는 불면증 환자의 공인된 치료법 중 하나인 CBT-I(Cognitive-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놓은 방식입니다. 이 CBT라는 치료는 정신과에서 많이 쓰이는 치료법 중 하나로, 의사와 환자 간의 대화와 간단한 행동, 명령 등을 통해 심리적/신체적 반응을 이끌어내어 환자의 상태를 이끌어내는 방법입니다. 정신과적인 치료이고 별다른 약물 투여, 침습적인 수술 등이 필요하지 않아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에서 1st-line treatment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과적 개입 치료는 디지털화하기 쉽고, 약물 배달, 투여, 관리, 오남용과 같은 일반적인 치료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극초기에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중 많은 수가 정신적 문제에 대한 치료 소프트웨어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솜즈는 수면위생에 대한 교육(어떻게 해야 잠에 잘 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을 실시하고, 환자가 이를 잘 이행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알림 메세지를 보내고 수면을 측정하여 피드백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면증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는 의사가 수면위생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환자에게 직접 실천해보라는 권유 이상의 행동은 하기 어려웠습니다(의사가 환자 안방까지 따라 들어갈 수는 없으니...). 하지만 스마트폰 앱으로 교육 수준을 확인하고, 실제 환경에 대해 피드백을 한다면 실제로 의학적 지시들이 잘 시행되게 할 수 있겠습니다.

 

식약처의 승인 내용에 따르면 솜즈에서는 6단계 프로그램을 6-9주 동안 제공하며, 이를 전부 완료했을 시 사용 전에 비해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서는 솜즈를 의료기기로서 품목 허가를 내주었으며, 환자는 의료진과 상담 후 인증을 거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솜즈가 실제 임상에서 환자가 느끼는, 그리고 실제 의학적인 불면증 개선과 어느 정도 이어질지가 핵심적인 부분이 되겠습니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의 사용은 물론이고, 개념 자체에 대해서도 생소한 환자들에게 있어 확연한 치료효과 없이는 유의미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순응도도 문제입니다. 솜즈의 말을 듣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사용자를 다시 참여시키려고 하는지에 대해선 물론이고 만약 결국 사용자가 정해진 프로그램을 완료하지 못했을 때 치료 기간은 길어지는지, 프로그램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지, 의사에게 알림이 가는지, 이에 대해 수가 책정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순응도와 관련하여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는 만큼, 솜즈의 프로그램 단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흥미로워지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의 과정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가 허가를 받기까지는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Pear therapeutics, Akilli interactive 등의 회사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개발에 들어갔으며, 미국 식약처, 독일 식약처 등에서는 이러한 혁신산업에 발맞추어 파격적인 인허가, 개발 지원, 심사, 수가 책정 제도를 시험하였습니다. 현재 이미 이들 회사에서는 reSET, Somryst 등의 디지털 치료제를 인증받고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며, 다른 수십여개의 회사가 다양한 목표를 가진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임상시험/심사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이 따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2020년 초 발생한 COVID-19 대유행을 계기로 비대면 진료 등이 활성화되며 의료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이에 맞추어 디지털 치료제의 인허가 제도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허가 제도의 제정을 위해 의사, 제약회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그 결과물로 2020년 8월 7일, 한국 식약처에서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었고, 이후 2021년 9월 인허가를 위한 상세한 가이드라인 또한 도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라이프시멘틱스의 레드필 숨튼(호흡재활), 뉴냅스의 뉴냅비전(시야장애), 하이의 엥자이렉스(범불안장애), 웰트의 필로우Rx(불면증),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에임메드의 솜즈 등이 확증임상에 바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디지털 치료제 중에서 임상과 평가, 인허가를 먼저 전부 마친 솜즈가 1년 6개월만에 허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것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의 의료가 다가오고 있고, 우리 사회와 법, 규제도 그에 맞게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다만, 디지털 치료제와 치료제 개발 회사에서는 허가를 받은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이후의 일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아있는 일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수가의 책정 문제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의료보험 정책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모든 의료 행위/의료 자원에 수가를 매겨 이를 보상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특성상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가가 어떻게 지정되느냐가 이후 수익화, 사업화 등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특히 이런 신분야 의료 수가에 대해서는 이미 한 번 전례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요양급여 여부 판단 가이드라인'이 그것인데요, 당시 기준을 너무 보수적으로, 빡빡하게 잡아 허가되었던 의료 인공지능 서비스 전부가 해당되지 않아 산업 자체가 고사할 뻔한 위기가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제들은 그 성격이 확연히 달라 기존의 수가 책정 체계와는 완전히 다르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기존의 제도와 유사하게 가거나 보수적인 기준을 잡아 수가가 거의 적용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 제정되게 될 디지털 치료제 건강 보험 적용 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제 산업의 근미래가 결정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2022년 복지부 관계자분들의 발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수가 적용 방안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이전과는 달리 디지털 치료제의 특성에 맞추고 해외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좀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확정이 된 것이 아니기도 하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험 적용/수가 책정 문제 이외에도 의사 처방에 대한 홍보, 사용자에 대한 홍보, 수익화 모델에 대한 조율, 추후 가이드라인 개정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디지털 치료제 또한 블루오션에서의 미래 수익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사업화/수익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시점입니다. 앞으로 에임메드 이외의 다양한 회사들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안을 보여 줄 것인지, 규제나 가이드라인이 이들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마치며

솜즈의 식약처 인증 승인은 국내 디지털 치료제, 나아가 추후에 있을 모든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SaMD)의 시장을 열고 다시 한 번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사건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의 일들이 이 산업 전체가 우리나라 의료 혁신을 이끌 것인지, 다시 한 번 침체의 길로 빠져들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치료제의 극초창기인 만큼 가능성은 크게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며 수가 책정 가이드라인 제정, 사업/수익 모델 구축을 확인한다면 새로 열리는 시장을 잘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 허가에 부쳐 (https://www.yoonsupchoi.com/2023/02/16/1st-dtx-in-korea/)

- 2022년 주목할 디지털 헬스케어 이슈 (1) (https://www.yoonsupchoi.com/2022/02/21/2022-dh-issues_1/)

- 복지부의 디지털 치료제 수가 적용 방안에 대한 분석 (https://www.yoonsupchoi.com/2022/10/06/dtx-insurance-comments/)

 

바이오스펙테이터

- 에임메드, 불면증 DTx ‘솜즈’ ”식약처, 국내 첫 승인”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18285)

 

식품의약품안전처 (www.mfds.go.kr)

- 보도자료: 소프트웨어(앱)로 질병 치료하는 디지털치료기기 환자 선택권 넓히고 편의성 높인다 (https://www.mfds.go.kr/brd/m_99/view.do?seq=47019&srchFr=&srchTo=&srchWord=&srchTp=&itm_seq_1=0&itm_seq_2=0&multi_itm_seq=0&company_cd=&company_nm=&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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